세미한음성

노란 진혼가(鎭魂歌)

이요나 2009. 5. 31. 08:53

노랑 진혼가(鎭魂歌)

 

(사 61:3) “무릇 시온에서 슬퍼하는 자에게 화관을 주어 그 재를 대신하며 희락의 기름으로 그 슬픔을 대신하며 찬송의 옷으로 그 근심을 대신하시고 그들로 의의 나무 곧 여호와의 심으신 바 그 영광을 나타낼 자라 일컬음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

 

초여름 때늦은 개나리꽃이 만발했다. 마치 여름이 오는 것을 시샘이라도 하는 듯 광장과 거리에서, 성문 마당과 시장 모퉁이 길에서 봇물처럼 밀려드는 이 물결은 어디서 온 것인가? 너 민족의 원혼을 담은 삼일의 넋인가? 아비도 싫고 나라도 싫어 메밀밭에 숨어 허공에 불을 지피던 녹두장군의 넋이던가? 정녕 네 노란 진혼가가 애달프고 슬프구나!

 

날이 새며 지는 것과 피고 지는 것이 정한 이치이거늘 네 원혼이 섧다하여 너의 진혼(鎭魂)을 위하여 이방원이의 피를 불러내야 할 때인가? 아서라 애달픈 원혼들은 가슴에 묻어두고 너는 마음을 새롭게 하여 새 날의 사람들과 함께 내일을 예비하라. 그렇지 아니할진대 너 역시 풀지 못하고 열지 못한 넋이 되어 음지에 가슴을 풀고 긴 머리 풀어헤친 애달픈 개나리 연가가 아닐까 보다. 어찌 우리가 속절없는 넋을 따라 재를 쓰고 노제를 드릴까 보냐!

 

슬픔을 아는 너여! 너는 이제 네 형제들 중에 잠들어 너의 영혼을 그 주관자에게 맡기고 아직 삶아 있는 네 영과 혼을 일깨워 내일의 천년을 준비하라. 이것이 창조자의 발원이요, 무궁화 꽃을 머리에 인 우리민족의 복이로다. 그날이 이르면 너의 가슴이 열릴 것이며 고의 고통이 멈출 것이며 너의 눈이 밝아져 해보다 밝은 진리 속에서 네 영혼을 축복하는 천사의 찬가를 들을 것이다.

 

슬픔은 가슴에 머물러 영혼의 고통을 지어내지만 역사는 늘 밝은 창가에서 진실을 말하고 있다. 무엇이 옳고 그르던 간에 네 근심을 남에게 지우고 네 슬픔을 형제에게 떠넘긴 너의 넋은 그리 즐거운 노래로 남지 않을 작은 비문이 될 것이다. 그러니 이제 너의 영혼은 상실한 입을 막고 심판자의 판결이 이를 때까지 침묵하여 네 혼이 풀지 못한 선한 숙제를 풀어야 한다.

 

동포여! 나의 형제여! 너희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우리가 무엇을 잘하였고 무엇을 잘못하였는가? 자로 재면 너의 키나 나의 키가 육척이 넘지 못하고 네 발이 크다하여 단걸음에 십리도 못가는 인생이거늘 동포여 내 형제여 너희는 아직도 새가슴으로 살고자 하는가?

 

네가 때 지난 개나리를 꺾어들고 어제를 그리워하고 종이를 접어 하늘에 날리면 그가 지금 어디에 있어 너를 보며 너희 슬픔을 위로 할꼬! 아서라 네 사랑아 너는 이제 수천년의 경륜을 지은 지혜자에게 귀를 기우리라.

 

너 위로받고자 하는 영혼아 너는 네 영혼을 위하여 새 옷을 지으라. 신랑이 오는 기쁨으로 가슴을 열고 머리의 재를 털고 너의 화관을 준비하라. .그가“내가 여호와로 인하여 크게 기뻐하며 내 영혼이 나의 하나님으로 인하여 즐거워하리니 이는 그가 구원의 옷으로 내게 입히시며 의의 겉옷으로 내게 더하심이 신랑이 사모를 쓰며 신부가 자기 보물로 단장함 같게 하셨음이라”(사61:10) 말하였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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