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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이의 귀환

이요나 2012. 5. 26. 12:19

거룩한 삶을 위한 이요나 목사의 세미한음성
이요나 목사에게 이멜을 calvarychapel@daum.net
No.152. 2012. 5. 25 (금)


“죠이의 귀환”


(전 3:18) 내가 심중에 이르기를 인생의 일에 대하여 하나님이 저희를 시험하시리니 저희로 자기가 짐승보다 다름이 없는 줄을 깨닫게 하려 하심이라 하였노라

얼마전 2년남짓 키우던 슈나우져 죠이가 돌아 왔다. 한참 정이들 무렵 떠내 보내야 했던 것은 나보다 더 잘 키울 주인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사실 죠이는 처음부터 내가 주인이 아니다. 수년전 경제파동이 일어났을 때 최전도사가 근무하던 미장원 앞에 서성거리든 유기견이다.

그때에도 키울 엄두가 나지 않아서 개를 사랑하는 집사님댁으로 보냈으나 그분은 이미 푸들을 키우고 있었던 터라 두 마리를 감당을 하지 못하여 다시 데리고 왔다. 죠이 팔자는 상팔자가 아니라 수난이 많았다.

2년이나 정들여 키우던 죠이를 다른 집으로 보내야 했던 것은 새로 이사한 집주인이 개를 들여 놓지 못하게 해서이다. 때마침 극성맞은 죠이가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뛰쳐나갔다가 오토바이에게 치어 수술비로 칩십여만원을 까먹은 터라 이 놈을 어떻게 할까 걱정하던 터에 구세주를 만난 격이다.

자기대면 과정을 공부하던 여자 목사님으로부터 죠이가 유기견이었다는 말을 전해들은 어느 전도사님께서 한걸음으로 달려 왔다. 그분은 수년간 키운 죠이와 같은 슈나우져를 잃고 서울시내를 누비고 찾아다니고 있었다. 전도사님은 죠이를 보자 마치 잃어버린 아들이라도 만난 듯이 얼싸 안았다.

죠이도 마치 옛주인이라도 만난 듯이 얼굴을 부벼대며 좋아하였다. 죠이는 더 이상 내 옆에 있을 수 없는 것을 알았던지 뒤를 돌아보지 않고 전도사님을 따라 나섰다. 그후 죠이는 진영죠이로 개명되어 전도사님의 아들처럼 한 이불 속에서 잠을 자며 최고의 호강을 누리고 살았다.

가끔은 생각은 났지만 금방 잊을 수 있었던 것은 아무리 개가 사랑스럽다해도 사람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몇일전 전도사님께서 아파트로 이사를 가게 되어 키울 수 없으니 데리고 갈 수 없느냐고 전화가 왔다. 죠이를 맡을 수 없는 형편임에도 몇일동안 죠이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었다.

또 다시 새 주인을 찾아야 할 죠이를 생각하니 죠이가 불쌍해졌다. 보고 싶은 마음도 간절하여 일단 받아 놓고 생각하자는 마음이 들었다. - 죠이와 2년만의 상봉- 죠이는 나를 보자마자 죽은 어미를 만난 것처럼 감격하며 날뛰었다. 그동안 새 주인을 만나 호강을 하였으니 나를 잊었을만한데 내 어깨에 뛰어 올라 떠날 줄을 몰랐다.

십여년동안 수많은 젊은이들을 떠나보내면서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서운함이 한 순간에 위로가 되었다. 저를 잠시 키웠을 뿐인데, 그리 살갑게 사랑을 쏟았던 것도 아닌데 죠이는 나를 잊지 않고 전도사님과 쉽게 이별을 했다.

어쩔 수 없이 죠이와 함께 생활을 하게되어 나는 새로운 생활계획을 짜야만 했다. 아침저녁 운동은 물론 교회와 건물 입주자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내가 좀더 부지런할 필요가 있었다. 다행이 죠이는 전에 내가 훈련 뿐 아니라 내가 시키지 못한 여러 가지 생활훈련이 잘 되어 있었다.

아침저녁 죠이와 함께 살아가며 새삼 자식을 양육해 보지 못한 아비의 마음을 터득하는 것 같아 노년에 벗이 되어준 온 죠이가 고맙게 여겨진다.(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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