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한음성

인생 계급장

이요나 2009. 5. 9. 14:35

인생 계급장

 

(사 55:8, 9) 여호와의 말씀에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 다르며 내 길은 너희 길과 달라서 하늘이 땅보다 높음 같이 내 길은 너희 길보다 높으며 내 생각은 너희 생각보다 높으니라

 

오월을 축복이라도 하는 듯이 연일 화창한 날씨로 사람의 마음을 기쁘게 한다. 이 축복의 날씨를 누리려는 듯 아이들과 어버이의 손을 잡은 행렬들이 산이며 들이며 물이며 사람이 갈만한 곳이면 인사인해를 이루고 있습니다. 참으로 정겨운 풍경이다. 아이들과 늙은 부모님을 모시고 봄나들이를 나온 아름다운 모습을 보며 더두말고 덜두말고 오늘 같이만 살아라 하는 생각이 든다.

매년 오월이 되면 모실 부모님도 없고 거느릴 자녀도 없는 나는 천지간에 더욱 홀로 된 것 같은 느낌이다. 금년들어 더욱 허전해 지는 것은 내 나이 그만큼 적지 않다는 증거일 것이다..

 

마음 한 편으로는 나도 부모님이 살아계셨다면 효도를 할 수 있으련만 하고 회안에 서려 괜시리 눈시울마저 뜨거워지려하지만 아서라, 마서라! 예나 지금이나 인생의 세월은 마찬가지려니... 언제 한시라도 내 코 석자를 붙들지 않고 살던 때가 있었더냐? 부질없는 인생의 푸념일 뿐이다.

 

잘한 것이나 못한 것이나 그 모든 것이 다 사람의 마음속에서 나온 것이니 어찌 그 속에 선한 것이 있으랴마는 이제 한 살 두 살 늙어지는 세월 속에 부질없는 회한만이 쌓이니, 이 또한 내 영혼을 위한 주의 은혜가 아닌가 싶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늘어진 주름 사이로 그 인생의 인품이 더 너그러워져야 할 것이다. 그런데도 이 세월 속의 노인들을 보면 그 마음에 한 치의 여유조차 없어, 먹을 것과 입을 것을 탐하고, 세상을 향한 집착으로 가득하다. 어디 그뿐인가? 그 세월의 입술을 타고 나오는 말들 또한 더욱 카랑하고 교활하여졌으니, 사람이 늙으면 어린애가 된다는 말도 옛말처럼 되어 버렸다.

 

이러한 중에도 내게는 한 가지 풀리지 않는 인생의 의문이 있다. 이 적지 않은 나이에도 하나님은 아직도 내 마음을 시험하고 계신 것 같기 때문이다. 내 생각 같으면 이젠 내 가는 길을 편하게 풀어 놓아 다니게 하셔도 배반하지 않을 터인데 아직도 주님은 내 신발 끈을 조이고 문고리를 잠그신다. 내 생각에는 이젠 충분한 것 같은데도 하나님 보시기에 나는 아직 어린아인가 보다..

 

하긴 하나님은 그가 부르신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일지라도 그의 나이 100세가 되기까지 시험의 열쇠를 놓지 않으셨다. 그가 아무리 믿음의 경륜을 갖추었어도 그 또한 사람의 마음과 생각을 가진 인간이었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아브람이 이스마엘을 낳은 일로 하여 13년 동안이나 대화를 단절하셨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100세에 낳은 독자 이삭을 번제로 드리라 시험 하셨다. 이것은 어쩌면 그 나이에도 하나님 말씀에 순종해야하는 자존심 싸움일수도 있다. 그러나 인생의 나이가 하나님 앞에 무슨 소용이 있으랴! 인생의 수는 호흡에 있고 그 나이는 죄의 녹슨 계급장인 것을... 아서라 다시 한 살이 되거라!(요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