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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25. 2009.12.13. 토
"전대와 검"
(눅 22:36) “이르시되 이제는 전대 있는 자는 가질 것이요 주머니도 그리하고 검 없는 자는 겉옷을 팔아 살지어다”
한해가 저물고 있다. 이 지음이면 내 영은 침묵으로 일관한다. 세상은 온통 축제 분위기로 몰고 가는데 내 영은 왜 이리 민망해 지는 것인지 내 마음을 나도 알 수 없다. 이 해가 지나면 나는 또 한 살을 더 먹게 된다. 이 의미는 내가 세상에서는 피할 수 없는 어른이 되었다는 증거이다.
2009년을 시작하며 어떤 특별한 꿈을 꾸어 온 것은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 능력 안에서 주께서 허락하신 일들을 하고자 하는 아주 작은 소망이었다. 그런데 정작 한해를 마무리하고자 히니 이처럼 지난 세월들이 허망해 질 수가 없다.
나이가 들면서 새해를 맞는 내 마음은 많이 바빠진다. 이것도 해야겠고 저것도 해야겠고...장가들 나이의 과년한 아들을 보는 마음은 차라리 사치일 것이다. 나는 늦둥이들에게 아직 먹이다 만 젖을 풍성히 먹여야 하는 일들과 젖을 뗀 후에 이들이 갈아야 할 텃밭을 준비하는 일이다.
세월이 세월인지라 어느덧 창세기부터 계시록에 이르기까지 창고에 쌓아 둔 열매들이 숙성하기 위해서는 경륜을 더해야 한다. 내 마음은 조급하지만 갈급한 심령들에게 맛깔스런 식탁을 내어 놓기 위해서는 때를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2010년을 바라보는 나는 두 가지 소망을 가져본다. 그 하나는 이제 복음의 일꾼들을 양성하기 위한 성경대학을 세우는 일이요 또 다른 하나는 이미 창고에 쌓아둔 열매들을 세상에 내어 보내기 위해 복음서적을 출판을 하는 것이다.
옛날 같으면 되던 아니되던 밑져야 본전이니 한번 해보기나 하자하고 덤볐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 나이에서는 모험이란 것은 있을 수 없다. 자칫 잘못하여 발을 헛딛는 날이면 함께한 거대한 소망들이 단 한 번에 침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일들은 한국에서 갈보리채플의 백년대게를 이어나갈 초석이다. 언젠가 젖을 떼고 나와 함께 먼 길을 떠나야 할 아들들에게 진리의 허리띠이며, 구원의 투구이며, 평안의 신발이며 세상을 이기는 말씀의 검이다.
오늘 주님은 제자들에게 “내가 너희를 전대와 주머니와 신도 없이 보내었을 때에 부족한 것이 있더냐” 물으셨다. 우리 또한 지금까지 16년이 지나도록 아무 부족함이 없었다. 주님은 계속하여 “이제는 전대 있는 자는 가질 것이요 주머니도 그리하고 검 없는 자는 겉옷을 팔아 살지어다”(눅 22:35,36) 하셨다.
이 말씀은 다시 세상 사람처럼 아귀다툼을 하며 살아가라는 말씀인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말씀이다. 그러나 이 말씀은 모든 시험에서 이긴 제자들에게 주신 세상을 이기는 지혜이며 권세이다.
우리에게 있어 전대는 더 이상 재물을 모으기 위한 전대가 아니며, 검 또한 세상과 싸우기 위한 것이 아니다. 우리에게 주신 모든 것은 오직 그리스도의 나라를 위해 합력하여 선을 이루실 하나님의 능력의 도구이다.
나는 오늘 상수리나무 앞에 앉아 있던 아브라함을 생각한다. 그리고 다시 우리 앞을 지나갈 하나님의 사람들을 고대한다. 그가 우리 앞을 지날 때에 이로서 우리는 하나님의 계획하신 일들에 동참하게 할 것이다. 아멘 아멘!
이요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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