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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172. 2012. 10.12.(금)
“두 귀가 울리리라”
(왕하 21:12) "그러므로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가 말하노니 내가 이제 예루살렘과 유다에 재앙을 내리리니 듣는 자마다 두 귀가 울리리라"
어느 칼럼에서 어머니를 생각하며 쏟아낸 아들의 하얀 눈물을 보았다. 그는 자기의 슬픔의 고통을 말하여 뼛속까지 스며든 눈물이라고 표현하였다. 그 눈물은 삼십칠년의 세월 속에서도 내안에 남아 있는 고통이기도 하였다.
음력 팔월 스무엿새, 추석을 지내고 열흘이 넘은 정오 무렵이었다. 목욕탕을 다녀 온 어머니께서 의복을 정갈하게 차리시 아들이 거처한 이층방으로 올라 오셨다. 그때 나는 인생의 진리를 찾지 못한 허망한 인생이 되어 승려로 출가할 마음에 내 방안에 작은 불상을 모셔 놓았을 때였다.
평소 불심이 강한 선배가 먼 길을 떠나며 자신이 섬기던 작은 불상을 내 앞에 내려놓으며 부처에게서 진리를 찾으라는 말을 남겼다. 지금 생각하니 젊은 날을 다 바쳐 부처를 섬기면서도 진리를 찾지 못하여 스스로 죽음을 택한 돌중이 감히 진리를 운운하며 내게 부처를 내려놓았던 것이다.
인생이 아무리 발버둥쳐 보아도 알 수 없는 것이 인생이거늘 하물며 하늘로부터 오는 진리를 스스로 터득하려 하였으니 생물들도 이처럼 우매하지는 않으리라.
그럼에도 내 마음 한 구석에 진리를 향한 욕망이 도사리고 있었다는 것에 감사의 무게를 두고 싶다. 내게 그 욕망이 없었다면 진리를 찾고자 하는 생각도, 진리를 터득하고자 하는 욕망도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침묵을 이고 아들의 방으로 들어오신 환갑의 노모는 나즈막한 작은 불상에 촛불을 켜시고 약수터에서 떠 오신 정한수를 올리신 후 촛불마저 끊어질 적막을 온 몸에 앉고 굽은 허리가 끊어질 때까지 절을 올리셨다. 하늘이 내려앉는 고통의 침묵 속에서 아들의 가슴이 미어지고 있었다.
늙은 허리를 내리고 내려 한 줌의 작은 몸으로 마루바닥에 엎드린채 마음을 토하는 어미의 겨드랑 사이로 저고리 솔기가 흔들릴 때마다 음부를 넘나들더 불효의 넋은 뼛속까지 스며드는 눈물을 강처럼 쏟아내고 있었다.
미처 서른도 되지 못한 청춘의 나이에 어미의 마지막 혼심의 절규를 목도하는 그 시간은 세상의 모든 언어가 멈춰버린 순간이었다. 백발의 나이에 다시 이 상황을 대한다 해도 아들의 혼백은 하얗게 굳었을 것이다.
그날에 어미는 바람에 흩어지는 은행잎을 밟으며 총총히 아들을 떠나가셨다. 그것이 내가 마지막으로 본 어미의 모습이다. 그리고 사흘밤을 강변의 누이 내외와 보내시고 그처럼 애뜻하게 아파하던 막내의 얼굴은 끝내 보지 못한 채 손녀의 노트장에 유언을 남기셨다.
'어미가 가는 것은 아들을 살리기 위함이니 슬퍼하지도, 원망하지 말고 순종하거라!'
어미를 생각하면 바늘 구멍만한 숨구멍도 열 수 없는 불효의 인생이거늘 사망을 끊어낸 그 은혜로 말미암아 아들의 하늘이 열렸다.
어미는 차마 아들의 나이만큼도 숨을 쉬지 못하고 북망산을 넘으셨다. 그리고 아들은 그 남은 세월들을 총총히 살아가고 있다.
어미가 떠난지 삼십칠년.. 이제 내가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나의 숨을 멈추랴. 애처러운 아들도 없고, 남겨둘 혈흔조차 없으나 뼛속까지 스며든 내 어미의 눈물을 위해 나 또한 오늘의 아들들의 고통을 위해 바쳐져야 할 것이 아닌가?
아서라! 오늘의 세상에서 어느 어미가 있어 산생명을 끊어 거룩한 소망을 이어갈 수 있으랴? 네 바다의 소용돌이와 일곱 산들의 용솟음 속에서 어느 나무가 진리의 열매를 맺어 땅끝에 선 영혼들을 구원할 수 있으랴!
오늘의 아들들은 거리에서 싸이와 함께 춤을 추고 있거늘 이 고통의 세월 속에서 아들들의 영혼을 위로할 자 누구인가? 엘리야를 불러내랴? 아서라 차라리 황망한 사막에서 리사를 찾아나서거라. 한흠이도 길 떠났고, 용조도 죽었거늘, 용기는 아직 살아서 무얼한다더냐? 아서라 이제 곧 주의 시간이다. (이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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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그의 안식에 들어간 자는 하나님이 자기 일을 쉬심과 같이 자기 일을 쉬느니라"(히 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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