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흔적들

[스크랩] 5. 하나님의 나침판

이요나 2014. 10. 25. 17:01

l  하나님의 나침판

 

그후에도 이태원 단속은 계속 되었고, 날로 거리가 한산하기 시작하였고, 때마침 불어 온 에이즈 바람으로 게이바는 문을 닫을 지경이 되었다. 더욱이 무리하게 사업장을 확장한 그는 사채업자의 압박을 받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갈등 속에서 하루도 마음 편하게 잠을 잘 수 없었던 그는 도박에 빠져 사정은 더욱 악화되어 갔다.

 

때마침 일본의 중견 가수로 활동하던 게이 친구가 동경 신쥬쿠에 게이바를 개점하자고 제안이 왔었기 때문에 마음도 식힐 겸 일본 여행길에 올랐다. 3개월 동안 머물면서 일본 친구와 사업구상을 마치고 서울에 돌아가 이태원 사업장을 정리할 계획을 세우고 귀국 준비를 하는데 갑자기 서울에서 전화가 왔다. 그가 운영하던 디스코 클럽에서 큰 사건이 터진 것이다. 그가 운영하던 디스코 클럽 영업부 건달들과 다른 클럽의 패거리와 싸움이 붙어 살인사건이 난 것이다.

 

그는 할 수없이 귀국을 멈추고 사건이 잠잠해 질 때까지 기다리며 일본에서 클럽을 오픈할 구상을 하였지만 그 사건을 기점으로 경찰당국은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이태원 거리에서 유흥업소를 퇴출시키기 시작하였다.  이로서 그가 운영하던 4개의 업소는 하나 둘 문을 닫게 되어 한 푼도 건지지 못한 채, 그의 소유 아파트 2채는 손쓸 틈도 없이 사채업자에게 넘어가고 그는 졸지에 동경의 국제 거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의 인생에 나타난 범죄와의 전쟁은 어쩌면 하나님의 계획일지도 모른다. 그 당시는 견딜 수 없는 고통이었지만 오갈 곳에 없이 국제 미아가 된 그는 할 수 없이 다시 하나님을 찾아 교회를 나가는 기회가 되었다. 잠잘 곳이 없어 교회 의자에서 자기도 하며 교회식당에서 남은 찬밥으로 끼니를 때울 때도 있었다.

 

그 당시 인생의 고통을 이길 수 있었던 것은 그가 하나님을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어느날 그의 귀에내가 땅 끝에서부터 너를 붙들며 땅 모퉁이에서부터 너를 부르고 네게 이르기를 너는 나의 종이라 내가 너를 택하고 싫어 버리지 아니하였다 하였노라”( 41:9) 하신 이사야의 말씀이 들려왔다. 그의 인생의 어둠을 비추는 한줄기 빛이었다.

 

어느날 주일예배를 마치고 나오는 교회 현관에서 이태원 클럽에서 일하던 후배를 만났다. 그도 이태원 생활을 더 이상 할 수 없어 동경에 들어 온 것이다. 그는 다행이 노래와 춤을 추며 말재간이 뛰어나 한국인 클럽에서 트랜스젠더로 일을 하고 있었다.

 

수년전 이태원에서 얼굴이 못생겨 아무도 받아주지 않던 그를 거두어 춤과 노래를 가르쳐 일할 수 있게 한 것은 그가 독실한 믿음의 어머니의 외아들로서 효자였기 때문이었다. 이제는 그가 동경의 거지로 전락한 리애(李愛)마마를 자기 집에 거두고 돌보게 된 것이다. 그것이 그가 다시 신학을 하게 된 계기였다.

 

l 새로운 신앙생활

 

그는 수년전 구치소에서 출감한 후에 신학교에 들어간 일이 있었다. 구치소에서 회개하면서 하나님 앞에 서원한 것을 갚고자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업장의 여러 가지 문제로 신학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신학을 배우는 과정에서도 그 육신의 멍에는 벗겨지지 않았다. 그때까지도 그는 동성애는 타고난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한국인 일반 클럽에서 트랜스젠더로 일하는 후배 집에 기거하면서 그는 동경에 개설된 오순절 계통의 아시아교회성장신학원(ACGI)에 입학하였다. 그곳에서 그는 미국에서 귀국하여 동경 호라이즌채플을 개척한 히라노 코오이치 목사를 만나게 되었다. 12년 동안 순복음식의 신앙생활을 해온 그에게 히라노 코이치 목사의 성경강해는 영혼을 적시는 생수와도 같았다.

 

말씀에 심취한 그는 히라노 목사님의 신구약 강해설교 테이프를 구입하여 듣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신앙생활에 돌입하게 되었다.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쌓이며 진리를 터득하는 영적 눈이 뜨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그때가 자기 인생에서 가장 영광된 소망을 가졌던 시간이라고 술회하였다.

 

말씀과의 교제 속에서 2년간의 생활은 하루같이 빠르게 지나갔고 그는 날마다 말씀 안에서 새로운 생활을 하고 있었다. 누가 보아도 그는 더 이상 동성애자가 아니었다. (그렇다고 내면적 변화가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그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동성애적 성향이 움츠리고 있었다)

 

신학교 졸업반이 되던 해 그는 43살이 되었다. 예수를 믿은 지 12년째이다. 말씀 안에서 거듭나기 시작된 그의 신앙생활은 날마다 기쁨과 소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러한 소망의 나날을 지내던 그해 7 4, 그에게  하나님의 시계가 맞추어진 것이다. 그의 인생에 베풀어진 두번째 역사였다.

 

출처 : 크리스챤상담실
글쓴이 : 요나짱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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