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흔적들

[스크랩] (요일 5장) 김마리네의 영생의 문

이요나 2016. 8. 7. 09:48

(요일 5) 김마리네의 영생의 문

 


(요일 5:13) 내가 하나님의 아들의 이름을 믿는 너희에게 이것을 쓴 것은 너희로 하여금 너희에게 영생이 있음을 알게 하려 함이라

 

지난 화요일 효드림요양원 원장님으로부터 요양 중인 김유복 형제가 위득하다는 전화가 왔다. 미국을 다녀 온 후 일처리에 밀려 병문안을 하지 못하여 얼굴을 본 지 달 반을 훌쩍 넘은 터라 가슴이 덜컥했다.

 

화급을 다투는 일이라 요양원을 방문할 겨를도 없이 순천향병원 응급실로 모시게 하고 교회형제들과 함께 병원으로 달려갔다. 만약 그 사이라도 소천한다면 죄인이 될 것 같은 마음이 앞섰다.

 

병원 응급실은 위급환자들로 가득찼다. 김유복 형제는 내가 도착하기 전에 위급조처치가 진행되고 있었지만 보호자가 없는 상황이라 생명에 위급상황이 올지도 모르는 다음단계는 취하지 못하고 있었다. 내 얼굴을 보자 그는 마치 구세주를 만난 것처럼 애처러운 눈초리로 고통을 호소했다. 응급처치는 차마 눈뜨고 보기 힘든 상황이이 연출되고 있었다.

 

담당의사는 유복형의 현재 상황을 상세히 설명하였다. 이미 폐혈증이 한참 진행된 상활이라 기도를 확보하고 가래를 빼 내기 위해 호수를 삽일 하는 수술을 애야 하고 소변이 나오지 않아 이대로 방치하면 오늘을 넘기기 어렵다고 했다. (이것이 마지막 여행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유복형제는 저녁 무렵이 되어서야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중환자실에서 얼굴을 마주한 유복형제는 생명을 위한 긴급처치로 만신창이가 된 채 호흡보조기 틈으로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그래도 지금 잠든 얼굴은 내가 지켜본 십여년의 병상 중에 가장 편안했다.

 

참으로 기구한 인연이다. 충무로에서 의상실을 운영하던 시절, 게이 절친들과 콩자반이라고 불리는 선배가 운영하는 금호동 게이 선술집을 방문한 일이 있었다. 그런 술자리를 좋아한 것은 아니지만 마침 대구의 대안 형제가 올라와 선후배 지인들을 초청한 자리였기에 함께 갔었다.

 

술자리가 무르익자 방문이 열리며, 붉은 집시 옷을 걸친 남장여인이 작은 손부채를 들고 현란한 몸짓과 낭낭한 목소리로 키사스 키사스를 부르며 등장하였다. 마루바닥을 굴러대는 그의 폼이 상당히 요염했다.

 

생전 처음으로 보는 광경이었다. 그 당시 밤마다 명동거리에서 호객행위를 하는 여장남자가 있었지만 선술집에서 예기(藝妓)처럼 라틴과 팝을 부르며 춤을 추는 유복형제에게는 또 다른 인생의 매력이 풍겨왔다

 

오늘 그가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이제 길고 고달픈 인생을 정리하려는 순간이다. 어쩌면 그에게는 살아 있는 세월이 지옥일 것이다. 그것은 하늘 저편에 우리 모두가 소망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영생이 기다리고 있음을 알고 있 때문이다. 나는 그곳에서 그를 만날 것이며 또 그가 먼저 들어가 주님과 함께 나를 기다릴 것이다. 참으로 긴 인생 여정이었다. 주님 저의 영혼은 평안케 하소서 아멘 아멘 (이요나)




출처 : 탈반시티
글쓴이 : 요나짱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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