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강좌/성령은사

(믿음의은사4)로마의 꽃송이 백부장!

이요나 2000. 7. 22. 12:00
로마의 꽃송이 백부장!

*서론*

앞에서 믿음의 종류가 있음을 말씀드린바 있습니다. 그리고 구원의 믿음과 또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을 믿는 믿음과 병고침의 믿음에 대하여 일부 말씀드렸습니다. 요컨데 우리가 믿음의라는 것을 놓고 말할 때 두 가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하나는 어떤 종류의 믿음이냐 이고 또 하나는 얼마만한 믿음이냐 입니다. 그러나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오늘 우리가 함께 공부하고자하는 믿음은 구원의 신앙(saving faith)에 관한 것이지 기적의 신앙(miraculous faith)이라든가 역사적 신앙(historical faith), 또는 현세 신앙(temporay faith)을 설명하려는 것이 아님을 밝혀 두고 싶습니다. 따라서 우리의 초점은 예수께서 친히 말씀하셨던 온전한 구원에 이르기 위한 그 믿음의 모습이 어떠한 것인지 복음서를 중심으로 살펴 보고자 합니다.

주께서는 그의 제자들에게 "왜 믿음이 없느냐?"라고 말씀하셨고 또 "믿음이 적은 자들아"라고 말씀하시기도 하셨으며 어떤 때에는 "믿기만 해라"고 권면하시기도 하셨습니다. 또 믿음을 칭찬하여 "이런 믿음을 내가 만나 보지 못했다"고 말씀하셨으며 "네 믿음이 크도다"라고 칭찬도 하셨습니다. 우리가 이러한 테마를 발췌해서 공부하는 것은 꽤 흥미있는 일(exemplaria gratiae)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께서는 지금까지 각 교단의 교리들을 중심으로 공부해 오셨겠지만 오늘 우리의 공부를 통하여 좀더 믿음의 실체들을 경험하실 수 있게 되실 것입니다.

* 한심한 자유신학자들 *
역사적으로 많은 자유주의적 그리고 합리주의적 경향을 가진 신학자들이 이스라엘 백성의 신앙을 고등비평(higher criticism)함으로서 오늘의 각 교회에서는 이스라엘의 백성들의 믿음을 오해하여 과소 평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성경을 온전히 살피지 못한 단면적 연구 사례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영국의 세계적인 구약 학자인 로울리(H.H.Rowley)교수도 이스라엘의 종교는 가나안적 배경에서 자라났다고 비평하였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알아야 하는 것은 이스라엘의 신앙은 가나안의 배경 속에서 자라 온 것이 아니라 그 배경들과 싸우며 자기들의 믿음을 지키기 위하여 투쟁하여 왔습니다.

결국 그들은 그 배경적 믿음의 전투에서 실패를 한 민족이지만 이것은 성경이 가르치는 중요한 신학적인 골격을 형성하는 성경의 토대입니다. 우리는 그들의 역사적 실패를 살펴보면서 "사람으로는 할 수 없으나 하나님의 말씀은 능치 못함이 없다"는 가르침을 실감하게 되며 이스라엘 백성의 실패를 통하여 우리가 세상을 사는 지혜와 하나님의 성령으로 살아가는 지혜를 얻게 됩니다.

성경에 나타난 이스라엘 백성들의 신앙은 실패했습니다. 그러나 그들 속에 있는 믿음의 실체는 아직도 살아 있습니다. 따라서 이스라엘의 믿음은 성경적 믿음의 실체이며 또 우리의 믿음의 토대인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일찍이 그들에게 믿음을 주시지 않으셨다면 우리는 믿음이라는 실체를 알 수도 그리고 체험할 수도 없는 것입니다. 이 믿음이라는 것 자체가 인간에게는 없었던 것입니다. 아담의 불순종으로 이미 잃어버렸던 것으로 하나님의 긍휼하심으로 다시 우리에게 보이시고 주신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바울은 그의 제자 디모데에게 "크도다 경건의 비밀이여 그렇지 않다 하는 이 없도다 그는 육신으로 나타난 바 되시고 영으로 의롭다하심을 입으시고 천사들에게 보이시고 만국에 전파되시고 세상에서 믿은 바 되시고 영광 가운데 올리우셨음이니라"(딤전3:13)가르쳤습니다.

*로마군대의 편재 *
오늘 우리가 살펴보고자 하는 믿음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칭찬하셨던 백부장의 믿음에 대하여 입니다. 이 부분은 기록상의 차이로 오해의 소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만 성경은 역시 틀림없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어야 할 것입니다. 마태복음에는 백부장 자신이 예수를 직접 만난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만 누가복음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관점은 히브리사람들의 문학적 배경을 이해하면 문제가 해결됩니다. 따라서 여기서의 성경의 쟁점은 예수님이 누구와 무슨 이야기를 하였는가에 있는 것이지 어떠한 방법으로 이야기를 하였는가가 아닙니다.

이 두 기록을 살펴 볼 때 마태는 썹스텐스(substance)만을 취한 것이고 누가는 그의 글 전체에 나타나 있는 것처럼 그래픽(graphic)하게 그려 놓은 것입니다. 누가는 그 상황을 리얼하게 그려 놓은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살펴보고자 하는 이 백부장에 대하여 우리는 그 당시 로마군단의 편재에 대하여 살펴볼 필요성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백부장이라는 직책은 로마군단 소속 장교이기 때문입니다. 먼저 성경에는 백부장의 이야기가 여러 번 나오고 있습니다. 그 당시는 이스라엘을 포함한 전 세계가 로마의 정치적 배경 속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먼저 로마의 장교 백부장이라는 직책은 두 가지가 있음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백부장의 개념은 로마 군단의 최소 집단병력을 지휘하는 장교로서 우리나라로 말하면 소대장입니다. 한 군단에는 10개의 대대(cohort)가 있는데 이 군단을 마가복음에는 라틴어로 레기온(legion)이라고 기록되었습니다만 영어로는 리젼(legion)입니다. 또 한 대대 안에는 3개의 중대(maniple)가 있고 한 중대 안에는 두 개의 소대(century)가 있는데 이 소대를 지휘하는 사람이 바로 라틴어로 센츄리오(centrio)라고 부르는 백부장(centrion)인데 이것은 헬라어로 '백 명의 머리'(헤카톤=백, 아르코스=머리)라고 부른 것입니다.

그 당시 로마적 정치 사상 속에 있었으나 세상은 아직 헬라사상 속에 있었기 때문에 언어의 영역도 그러한 지배적 배경을 따라가고 있음을 이해하여야 합니다. 그러나 마가복음은 로마사람을 위하여 기록된 복음서이기 때문에 백부장을 헬라어로 번역하지 않고 캔츄리온이라고 그대로 기록한 것입니다. 따라서 로마군단의 편재 병력을 살펴본다면 한 군단 안에 열 개의 대대가 있고 한 대대 안에 세 개의 중대가 있음으로 한 군단 안에는 30개의 중대가 있는 것입니다. 또 한 중대에는 두 개의 소대가 있음으로 한 군단 안에는 60개의 소대가 형성되므로 한 군단 안에는 60명의 백부장이 있게 됩니다. 또한 로마 군단은 천부장이 지휘하고 있는데 한 군단 안에는 여섯명의 천부장이 있어서 교대로 군단을 지휘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백부장이 백 명을 지휘하는 장교라고 할 때 한 군단은 60배에 해당되니까 6천명 단위의 군대조직입니다.

*로마 황제 친위대들 *
또 성경에는 이러한 군단 조직 속에 편재되지 않은 백부장들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그 대대는 독립 대대로서 우리 성경에는 영문(營門)이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참조 행21:34, 22:24) 또한 로마 황제의 친위대 소속 백부장도 있으며 총독을 호위하는 백부장들도 있었습니다. 따라서 사도행전에 나오는 이달리아 영문의 고넬료는 친위대에 해당한 백부장이었으며(행10장) 사도행전 27장에 나오는 '아구가도대의 백부장 율리오'는 어거스틴 황제의 친위대로서 그는 그의 부대 본부가 있는 가이샤라에서 바울을 호송하여 지중해를 건넜던 사람입니다. 백부장의 임무는 자기 수하의 군사를 훈련시키고 무기를 점검하며 전쟁시에는 자기 병력의 군대를 지휘하는 대장에 해당됩니다.

신약에는 다섯 사람의 백부장이 나오고 있는데 그 중에 3사람 정도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 후일 복음 전도자들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 첫 번 째 소개되는 사람이 오늘 우리가 배우고자 하는 믿음의 증인 가버나움의 파견대장인 백부장인 것입니다. 두 번 째 백부장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고난을 바라보고 "이는 참으로 하나님의 아들이다 저는 과연 의인이다"(막15:39, 눅23:47)고 고백한 사람입니다. 세 번 째 백부장이 이달리야 영문의 고넬료로서 성령의 충만함을 체험했던 백부장입니다. 네 번째는 예루살렘에 파견된 백부장으로서 바울이 로마시민인 것을 보고하여 고문으로부터 구한 사람입니다(행22:26) 마지막 다섯 번째로 나오는 백부장은 바울을 로마까지 호송 중 풍랑을 만나서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체험한 아구사도대의 율리오 백부장입니다.

*로마의 정신 *
백부장은 로마 군대의 꽃에 해당하는 자랑스럽고 용맹스러우며 충성된 장교였습니다. 이들은 군사들과 함께 살면서 친히 훈련시키며 전쟁을 지휘하는 대장으로서 강직하고 민첩하며 가장 명령체계가 잘돼 있는 조직의 대장이었습니다. 이들은 천부장들과 같이 정치성을 띠지 않는 충성된 군대의 장으로서 로마군대의 실제적 힘이었습니다. 로마의 역사를 볼 때 로마군대는 상위권으로 올라 갈수록 정치적 성향에 휘말리어 부패해져서 로마의 권력구조의 실질적 힘이 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군대의 정치적 개입이 되었던 시대가 있었습니다만 로마의 멸망의 원인 중 하나가 로마군대의 정치적 참여였습니다.

로마의 멸망직전에는 군대에 의하여 옹립된 병영황제(barracked Emperor)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군대의 사기는 최고 지휘관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일선 지휘관 즉 백부장들에게 있습니다. 그 당시 로마는 세계 제패를 이루어 팍스 로마나(Pax-Romana로마에 의한 평화)를 창출한 것은 로마시민의 준법정신과 로마 군인들의 강력한 기강에서 비롯되었다고 하여야 할 것입니다.

물론 로마인들의 예술, 철학, 과학 등 전반적인 영향도 없었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로마의 문화체제는 헬라의 문화적 정신을 극복하지 못하고 헬라의 사상들을 받아들여 체계화하였습니다. 따라서 팍스 로마나를 창출한 것은 그러한 문화적 정신에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철저한 준법정신과 자기 희생적 로마군인의 비젼이 이루어낸 걸작이라고 하겠습니다. 이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칭찬을 아끼지 않은 가버나움의 백부장을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