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한음성

월드컵과 자존심

이요나 2002. 6. 29. 19:38


"월드컵과 자존심"





2002년 월드컵은 우리민족에게 뿌듯한 민족적 긍지를 가져다 주었다. 히딩크 감독과 선수들은 영웅 칭호를 붙여 주어도 아깝지 않을 위대한 존재가 되었다. 만약 우리 선수들이 독일을 제치고 요꼬하마에서 펼쳐지는 결승전까지 진출하였다면 어떠한 일이 벌어졌을까? 지금까지 언론과 메스콤에서 보도된 여러가지 증상들을 생각했을 때 여기서 먼문 것이 어쩌면 다행일지도 모른다.



히딩크 감독이 우리 선수들을 이끈지 1년 6개월.. 지금 우리 국민은 이구동성으로 히딩크를 향하여 거대한 사랑의 입마춤을 하고 있다. 그는 정말로 위대한 승리자요 능력의 지도자이다. 정계는 물론 경제계와 교육계 그리고 종교계에서까지 히딩크의 리더쉽을 배우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만약 히딩크가 이번 월드컵에서 16강에 조차 올라가지 못했다면 지금쯤 그에게 어떤 대우를 하였을까? 나는 히딩크가 우리 선수들의 감독으로 영입되었을 때 각계에서 비웃든 소리들을 기억하고 있다. 왜 그처럼 많은 돈을 드리고 그를 데리고 왔느냐는 둥,,,연습은 하지 않고 노지락대고 있는다는 둥,,,



여러분들은 지난 월드컵을 기억하고 있는가? MBC해설을 맞고 있던 차범근 감독이 이끌던 그 시절을 회상하고 있는가? 2002년 월드컵에서 그의 아들 차두리 선수가 출전을 하고 있고 차범근 감독은 중게 해설을 하고 있었다. 그의 아들을 지켜보면서 그리고 2002년 월드컵을 바라보면서,, 그리고 히딩크를 환호하는 국민의 함성을 바라보면서 차범근 감독은 4년전 있었던 일들을 결코 잊지 못하였을 것이다.



그는 프랑스 팀에게 참패를 당하고 협회로부터 질책을 받아 한국에도 돌아 오지 못한채 중국으로 떠나야 했다. 그당시 우리 선수들이 해외 초청 경기에서 승리를 할 때마다 온 국민은 어떠했는가? 우리 국민들은 차범근 감독의 담대한 모습에 환호를 보냈었다. 또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우리 선수들의 승리의 영광을 하나님께 감사하는 그의 모습이 나올 때 마다 마음을 함께 하였었다. 그러나 일개 점술가에 불과한 김용옥 교수는 어떻하였는가? 중앙일보 일요 특별 칼럼을 통하여 차범근 선수에게 월드컵을 자신의 종교 찬양에 이용하지 말라는 기사를 통하여 한 사람의 믿음생활의 긍지와 자존심을 얼마나 상하게 하였던가? 우리는 귀국전에 협회로부터 감독을 해임당하여 한국으로 돌아오지도 못하고 중국으로 가야했던 그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



요즘 사람들 입에서 히딩크가 돌아간 후 누가 우리 선수들의 감독을 맡을 것인가 하는 소리가 오르내리고 있다. 이런 관심은 다음 대통령을 뽑는 것보다 더한 것 같다. 그 이유는 이번 월드컵이 우리 민족의 멍든 가슴을 위로하고 전세계에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세워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감독을 맡을 후임자로서는 차범근 밖에는 대안이 없다고 이구동성이다. 그가 감독을 다시 맡을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차범근 감독이 다시 감독을 맡을 경우 히딩크를 사랑하던 열정을 그에게도 쏟 수 있는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조금만 못하면 헐뜯어 내리고 조금 잘하면 정신없이 떠들어 대는 냄비근성으로는 안된다. 도대체 이런 습성이 어디에서 나온 것인지. 정말 부끄럽기 한이 없다. 이러한 성정은 오랜세월 몽둥이를 들고 "빨리 빨리" 외쳐댄 치졸한 국가 정책에서 만들어진 국민성이 아닌가 싶다. 이제 하면 된다는 실제적 경험을 쌓은 우리는 좀 더 앞을 내다보고 조직적인 사고와 깊은 이해 그리고 배려와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1년 6개월의 준비로 오늘의 영광을 얻을 수 있는 우리 선수들의 역량이라면 만약 우리가 4년 동안 한 마음이 되어 그들을 사랑하고 좀더 충분한 배려와 관심과 경험과 전문 지식을 갖는다면 아마 우리는 다음 월드컵에는 결승전에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좀더 확실한 자존심을 회복하자. 냄비의 속성을 버리고 앞을 내다보고 준비하고 대처하여 결과를 미리 내다볼 수 있는 여유를 갖고 한 민족의 위대한 자존심을 회복하자..이번 월드컵에서 함께 하였던 우리의 함성은 이제 우리 민족의 자존심 회복에 앞장을 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