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한음성

조폭과 정치(2)

이요나 2001. 11. 1. 12:34
조폭과 정치(2)

막11:28 가로되 무슨 권세로 이런 일을 하느뇨 누가 이런 일할 권세를 주었느뇨?

최근 김대중 정권에도 심상치 않은 권세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심심치 않게 색깔론이 불거지기도하고 이권이 개입된 모든 곳에서는 깡패들이 설치고 있습니다. 과거 수십년 정치사 속에서 깡패와의 전쟁을 치룬 덕으로 깡패들은 유흥업소 지역을 중심으로 지하조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이들의 세력이 상권중심으로 부각되더니 급기야 정치권에까지 그 위세를 떨치고 있습니다.

과거 나는 유흥업소에 몸을 담고 있어서 깡패의 속성에 대하여 너무 잘알고 있습니다. 사실 내가 유흥업에서 성공을 하고도 아무 미련없이 훌훌 벗어 던지고 일본으로 홀연히 떠나버린 것도 사실은 깡패들의 두려움 때문이었습니다. 이태원의 유흥가를 장악하고 있으면서도 그 조직들이 언제 나를 죽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하루도 편안한 잠을 자지 못했었습니다. 조폭들의 수익권이란 마약밀매, 윤락행위를 위한 인신매매, 고리사채, 유흥가 비호, 성인오락, 고액 사기도박단, 부동산 투기, 심지어는 텃세라는 명목으로 노점상들까지 갈취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중세에나 볼 수 있었던 살인무기들을 지니고 다녔습니다. 도끼와 사시미칼, 푸줏간에서 사용하는 식칼 등 보기에도 끔찍한 것들이었습니다. 사람을 산채로 땅속에 묻어버린다는 말은 지나가는 농담이 아니었습니다. 요즘 심심치 않게 메스컴에 등장하는 정치권의 실세들과 어울린 정학모씨는 제가 20대에 겪었던 사람 중의 한 사람입니다. 그는 과거 무교동 일대의 유흥업소를 장악하고 돈놀이를 하였었습니다. 그는 훤출한 외모와 말수단이 좋아 보기에 따라서는 성인군자같기도 하였지만 그에게 걸리면 아무도 빠져 나가지 못했습니다. 그만큼 그는 비상한 머리와 수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는 때때로 자선 사업가적인 기질을 발휘하고 있었지만 수익이 없는 일에는 손을 대지 않는 사람이었고 그에게 잘못 보이면 뼈도 못추리는 냉혹함을 가진 성격자였습니다.

그의 주변은 보기에도 시원스러울 정도로 잘생기고 늠름한 젊은이들로 진을 치고 있었습니다. 그는 머리 좋고 공부잘하는 아이들을 좋아해서 돈이 없어 공부 못하는 고향 후배들에게 학비를 대주는 수호천사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그러한 합리적인 투자의 후광으로 후일 정치, 경제, 학계에 수많은 인맥을 거느리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니까 오늘의 정학모씨가 황태자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수십년동안 그 나름대로 뿌려놓은 어둠의 자식들의 싸앗을 거두어 들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오랫동안 지하에 숨어 있었던 호남 지역 조폭들이 득세하였습니다. 어쩌면 그들은 수십년간의 정치 세력들에게 괄시를 받아 온 사람들일 수도 있었습니다. 그동안 영남세력의 득세로 호남지역의 조폭들은 기를 펴고 살수 없었습니다. 영남과 서울출신의 조폭들은 좀 신사적이어서 일본 야쿠자들과 연대를 하며 큰 것에 손을 대고 있었습니다. 그런 풍토속에서 호남세력이 살아 남는 길은 유흥가속을 장악하며 어둠의 자식들을 키우는 것이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말기에 이들로 하여금 자신의 정치적 치적을 망치게 될지도 모릅니다. 아마 다음 정권이 수립되면 깡패와의 전쟁을 끝내지 않고서는 올바른 정치를 하지 못할 것입니다.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어둠의 세력은 이 땅에 발을 붙여서는 안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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