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강해/창세기 강해

(창세기14장-1)세상에서의 첫 종교전쟁

이요나 2007. 2. 21. 10:44

(창세기14장-1)세상에서의 첫 종교전쟁

 

당시에 시날 왕 아므라벨과 엘라살 왕 아리옥과 엘람 왕 그돌라오멜과 고임 왕 디달이 소돔 왕 베라와 고모라 왕 비르사와 아드마 왕 시납과 스보임 왕 세메벨과 벨라 곧 소알 왕과 싸우니라 이들이 다 싯딤 골짜기 곧 지금의 염해에 모였더라 이들이 십이년 동안 그돌라오멜을 섬기다가 제십삼년에 배반한지라(14:1-4)

 

우리는 이 말씀 속에서 성경에 소개되는 첫 번째 전쟁을 보게 된다. 이 당시의 왕들의 규모는 후일의 제국을 일으키는 왕들에게는 미치지 못하는 도시국가들로서 제국의 태동기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노아와 그 세 아들로 시작되어 바벨론을 중심으로 형성된 각 부족의 나라들이 어느새 서로 이권 다툼을 할 정도의 세력들로 번성한 것이다. 여기에 거론되고 있는 왕들은 바벨론 지역의 왕들로서 '시날'은 앞에서도 소개되었듯이 바벨론의 다른 이름이다. 오늘 우리는 성경 속에서 연합군과 섬김, 배반과 그로 인한 전쟁을 보게 된다.

 

모세 오경의 편집자 모세는 이들의 전쟁의 원인과 양상을 자세히 서술하고 있다. 먼저 우리를 흥미 있게 하는 것은 '12'라는 숫자와 '13'이라는 숫자이다. 성경 숫자 해석에서 '12'라는 숫자는 조직의 완성수이며, '13'은 배반의 숫자로서 사단의 위치를 나타낸다. 이와 관련하여 헬라어로나 히브리어로나 사단이란 단어를 숫자로 풀면 '13'의 가치를 갖고 있다.

 

또한 현대에 있어서도 '13'이라는 숫자는 귀신의 왕국과 관련하고 있으며, 이미 '제 13일의 금요일'이란 영화는 전 세계에서 흥행을 이룬 바 있었고, 사단을 신봉하는 신전의 계단들이 '13'이라는 숫자와 관련되어 있음도 흥미로운 일이다.

 

시날 왕 아므라벨은 학자들에 의해 바벨론 제국의 위대한 왕 함무라비로 규명되었다. 함무라비 왕은 후에 거대한 제국을 이룩하게 되지만 이 때부터 바벨론 중심권에 서 있었던 것 같다. 엘라살은 남부 바벨론 부족이고 엘람은 후일 바사국의 원조가 틀림없다. 고임은 동북부 바벨론의 부족이다. 또한, 이들의 싸움의 격전지가 역청(아스팔트) 구덩이인 싯딤 골짜기였던 것으로 보아 이들의 전쟁이 광물 원산지 쟁취와 관련 있음을 알 수 있다.

 

오늘의 중동 전쟁도 역시 석유를 중심으로 한 자원 싸움과 국가 간의 이익을 둘러싸고 연합군의 형태를 이루고 있음이 오늘의 말씀과 같은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는 사실은 대단히 흥미롭다. 이 '싯딤'골짜기에 관하여는 후대의 독자들을 위하여 모세가 "곧 지금의 염해라"는 주석을 달아 놓았는데, 이 염해는 A.D. 2세기부터 사해로 불려졌으며 초기 역사가들은 '아스팔트해'로 표기하였다.

 

*지상에서 시작되는 영적 전쟁

제십사 년에 그돌라오멜과 그와 동맹한 왕들이 나와서 아스드롯 가르나임에서 르바 족속을 함에서 수스 족속을 샤웨 기랴다임에서 엠 족속을 치고 호리 족속을 그 산 세일에서 처서 광야 근방 엘바란까지 이르렀으며 그들이 돌이켜 엔미스밧 곧 가데스에 이르러 아멜렉 족속의 온 땅과 하사손다말에 사는 아모리 족속을 친지라(14:5-7)

 

본문 속에의 '섬김'과 '배반'은 우리에게 매우 낯익은 단어들이다. '섬김'이란 단어는 '종교성'을 내포하고 있다. 바벨탑을 통하여 하늘로 교신을 하려던 사람들이 언어의 장벽으로 분산되기 시작한 후 이들의 종교 대상은 강력한 통솔력과 힘을 갖춘 인간에게 초점이 맞추어진 것이다. 즉 사람이 신이라는 사상을 배후에 업고 신의 자리에 앉아 섬김을 받는 존재로 바뀌어 버린 것이다. 따라서, 고대의 제왕들이 민족의 신적인 존재로 군림하게 되었으며 조상들은 자기를 지키는 수호신으로 발전하였다.

 

우리가 살펴보고 있는 본문에서의 전쟁도 결국 '섬김과 배반'에서 발단된 종교 전쟁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당시에는 바벨론 일대에서는 엘람 왕(후대 바사 왕국의 원조) 그돌라오멜이 가장 강력한 통치력을 발휘했었던 것 같다. 이 전쟁은 엘람 왕 그돌라오멜을 중심으로 12년간 연합 체제를 형성하던 아홉 나라 중 소돔 왕이 다섯 나라의 지지를 얻어 그돌라오멜을 배반하므로 시작되었다.

 

엘람 왕 그돌라오멜은 전술 전략에 아주 밝아서 자기의 지지 세력보다 수적으로 더 많은 배반의 세력을 섬멸하기 위하여 먼저 자기들에게 감히 대적하지 못할 인근 일대의 모든 부족들을 쳐서 제압시키므로 주변 세력의 입지 조건을 확보하므로 적군을 전략에서부터 궁지로 몰아넣는다.

 

배반자 소돔 왕이 주동으로 연합한 다섯 나라 즉 고모라 왕과 아드마 왕과 스보임 왕과 소알 왕으로 구성된 연합군은 결국 전술의 지형적 주도권을 잡은 그돌라오멜 왕에게 전술전략에 밀려 패배를 하게 되는데 자신들의 숫자적 군세만 믿고 교만해진 소돔 왕이 그 주변 지역을 미리 제압하지 못하고 아스팔트 구덩이와 산언덕으로 이루어진 싯딤 골짜기에서 접전을 맞게 되므로 스스로 전세에 불리한 위치를 자초한 것이다. 이처럼 전쟁은 사람의 숫자보다는 전세를 내다보는 지혜와 전술이 필요함을 살필 수 있는데 이것은 차후 아브람의 전술에서도 발견할 수 있으며 이러한 기록들은 현대 중동전의 전략적 지혜를 전달해 주는 군사문서이기도 하다.

 

전쟁은 사람에게 속한 것이 아니다 여기서 믿는 자에게 있어서 전쟁은 영적 배경을 갖고 있음을 증명하는 이스라엘의 역사 속의 현실을 살펴보기로 하자. 바로 유다의 성군 여호사밧 왕 시대에 있었던 사건이다. 여호사밧 왕은 선지자를 통한 하나님의 말씀을 청종하며 유다를 하나님을 섬기는 국가로 이끌어 갔다.

 

그 시대에 모압과 암몬과 마온족의 연합군이 엔게디에 진을 치고 쳐들어오자 두려움에 떨던 여호사밧 왕은 오직 여호와께 낯을 향하고 온 백성들에게 금식을 선포한 후 온 세상의 주 만군의 하나님께 택한 민족에게 주신 말씀을 갖고 나아갈 때 예언자로부터 다음과 같은 말씀을 전해 듣는다.

 

"여호사밧 왕이여 들으라 이 큰 무리로 인하여 두려워하거나 놀라지 말라 이 전쟁이 너희에게 속한 것이 아니요 하나님께 속한 것이라 너희는 마주 내려가라 이 전쟁에는 너희가 싸울 것이 없나니 항오를 이루고 서서 너희와 함께 한 여호와가 구원하는 것을 보라"(대하 20:15-17) 이에 여호사밧 왕은 백성들에게 "너희 하나님 여호와를 신뢰하라 그 선지자를 신뢰하라 그리하면 형통하리라"(대하 20:20)고 외치며 제사장과 레위 사람들에게 거룩한 옷을 입혀 백성들과 함께 찬송으로 성전을 치렀다.

 

이처럼 이 땅에서의 전쟁은 이 세상을 한 사람의 권력자로 하여금 장악하게 만들려는 사단의 종교적 배후가 있음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오늘날 일어나고 있는 국가간의 모든 전쟁(정치, 지식, 경제)도 이와 같은 배경이 있음을 우리는 간파하여야 한다. 이것은 그리스도께서 오시기까지 이 땅의 그리스도인들은 두 세계 즉, 물질 세계와 영적인 세계 속을 공유하고 있음을 의식할 때 더욱 절실하게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