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한음성

신세대 & 쉰세대

이요나 2002. 6. 22. 19:28

오늘 아침 출근하자마자 사무실 현관문을 여는 순간 전화 소리가 빗발치듯 울리고 있었다. 날랜 동작으로 자물쇠를 비틀고 들어서서 가방도 내려 놓지 못한 채 전화기 쪽으로 달려 전화기를 잡아채는 순간 벨소리가 끊어져 버렸다. 앗불싸~! 조금만 더 참지 않구서리..... 아쉬움을 달래며 여느 때와 다름없이 책상에 앉아 컴프터 스위치를 넣고 커피포트에 헤즐넷 한 수푼을 얹은 후 오늘의 스케줄을 검토했다. 그리고 커피가 다 내려지기 전에 나는 화장실로가서 언제나처럼 나 혼자만의 사색 속으로 들어 가야한다. 사실 조금 있으면 사무장 김 성일 전도사가 출근하고 또 오늘은 "미래세계"의 공병구 기자 인터뷰가 있고.... 아직 40여분의 여유는 향긋한 헤즐넛 커피를 음미하며 한메일로 들어가 애인들(?)이 보내 온 편지들을 살피면 된다. 그리고 나의 안방 "이요나의 세미한 음성"으로 달려가 친구와 아들 딸 그리고 사랑하는 마누라들(?)에게서 온 편지에 뽀뽀를 해주면 된다. 그리고 또 다시 이어져야할 "이요나의 세미한음성"을 위한 "화장실 삼매경"은 아무하고도 공유할 수 없는 완전한 나만의 시간이다. 또한 화장실 삼매경은 드리워진 아침햇살 속에서 따라 들어오신 주님(참 주님 진짜 못 말려! 화장실까지 딸라 붙으시니~)과 여러 가지 의논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허전한 이유?




"창조 이야기5"는 어떻게 이어나갈 것인가에 골돌하면서 해산의 고통을 맛보는 순간 최근들어 무엔가 허전해지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나를 붙들고 늘어졌다. "무엇일까?" 나름대로 잘못된 편견을 갖지 않기 위하여 충분한 연구와 궁리를 한 것인데.... 신학 쪽으로 치중하지도 말며, 너무 학문으로도 치우치지 말며, 너무 어렵게도 말고 그러나 하나님께서 말씀하시고자 하는 뜻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하자는 의도였는데 무엇인가 마음 한 구석에 섭섭한 구석이 있었다,



이것은 어제 있었던 마가복음 4장에서 비유로 군중을 가르치시는 주님을 만나면서 섬광처럼 떠오르는 세미한 음성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왜 주께서는 비유설교로 바뀌었는가?"하는 질문은 결국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지금까지 예수님의 설교는 유대인의 회당에서 유대인들의 종교지도자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하셨었다. 물론 주께서는 회당 안에 펼쳐진 성경을 보시면서 강해를 하셨을 것이다, 왜냐하면 회중들이 "서기관들과 같지 않고 권세자의 설교와 같다"고 하였기 때문이다. 왜냐면 그 당시 서기관들은 자신들의 스승인 랍비들의 말을 인용한 반면, 예수께서는 자신의 말씀인 성경을 가지고 설명을 하였기 때문에 그 누구도 딸아 갈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종교지도자들이 그들이 주관하는 회당에 예수를 세우려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안식일에도 율법을 지키지 않고 병자를 고치고 이적을 일으킴으로 회중의 시선이 예수에게로 모여들기 때문이다.



이제 예수는 12제자를 이끌고 다른 장소 즉 하나님께서 지으신 산과 바다를 교회로 삼지 않으면 안되었다. 바다 위에서의 설교! 얼마나 넓고 시원한 광경이랴? 때맞추어 불어오는 잔잔한 바닷바람은 바닷가에 둘러선 무리에게 설교을 귀담아 들을 수 있게 하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우리가 학생시절에 "내귀는 소라껍질"이라는 제목의 시들을 많이 읽고 하였는데 그 군중들도 흡사 그런 기분이 되었을 것이다.



*회중의 바뀜

문제는 왜 예수님의 설교가 바뀌었는가 하는 것이다. 만약에 우리가 한강 고수부지에서 누가 집회를 개최한다고 생각하자. 그런데 거기서 성경을 꺼내 놓고 강해설교를 한다면 미친사람 취급을 하고 모두 돌아설 것이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사람들은 그 당시나 지금이나 주일날이라는 것이 있어서 준비된 마음으로 예배에 참석하여 설교를 들어 왔다. 그런데 또 고수부지에서 설교라니??? 나라해도 안 갈 것이다. 혹시 무슨 써커스라도 한다면? 아니 마술이 있다면 어떨 것인가? 이건 완전히 신나는 짜장면인 것이다. 오늘 바로 그러한 일이 벌어 질 찰라이다 그 일대의 모든 사람들은 예수께서 문둥병자를 고치신 일과 중풍병자를 일으키신 것 외에 귀신을 쫓아내신 일들로 하여 소문이 허다하다. 귀신의 왕이 지폈다는 말까지 들릴 정도다. 이정도라면 난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이라도 달려 갈 판이다.



예수께서 바닷가로 나타나시자 사람들은 하던 일손을 놓고 기적을 일으키는 위대한 마술사(?) 예수 앞으로 달려들기 시작하였다. 오늘은 과연 무슨 SHOW가 벌어질 것인가? 모인 사람들은 호기진진 하여 곡예의 시간이 펼쳐지기를 기다렸다. 더군다나 고리타분한 회당이 아니고 마음대로 움직이며 즐길 수 있는 노천광장이라니 이것은 완전 신나는 달밤인 것이다. 사람의 마음을 꾀 뚫어 보시는 우리 주님께서 이러한 기회를 성경공부 시간으로 망칠 수 있겠는가? 하나님 사전에는 믿지는 장사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목사가 성경을 안 가르치고 뭘 가르친다는 것인가? 여기서 예수께서는 1세기 텔레비젼을 켜신 것이었다. 이건 완전 대형 스크린이다, 전자파 공해는커녕 어떠한 완전 평면 스크린이다. 뒤에는 확 트인 하늘과 넘실거리는 바다가 맛 닫고 있었고 앞에는 군중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멀리 보이는 들판에는 씨를 뿌리는 사람과 밭을 가는 사람들 그리고 양치는 사람들이 모두 무대요 등장인물이다. 물론 주인공은 예수님과 열두 제자이다. 드디어 베드로의 배에 오르신 예수께서 무대 중앙에 나타나셨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예수님의 드라마가 시작 되는 숨죽이는 순간이다. 내 기억에도 어린 시절 저녁 마당에 모닥불을 피워 놓고 멍석 위에서 듣던 할머니의 옛날 얘기는 지금의 텔레비 드라마보다 더 긴박감을 주었었다.


*이해 못하는 이유들!

예수님은 그 당시 일상에서의 일들을 잘 알고 계셨다. 30년을 초야에 뭍혀 그들과 함께 집을 짓고 양을치고 농사를 지으셨기 때문이다. "사람이 씨를 뿌리러 나갈 새 더러는 길가에 떨어져 새들이 와서 먹었고 더러는 흙이 얕은 돌밭에 떨어지니 흙이 깊지 안아서 곧 싹이 나오나 해가 돋은 후에 타서 뿌리가 없으므로 말랐고 더러는 가시떨기에 떨어지매 가시가 자라 기운을 막으므로 결실하지 못하였고 더러는 좋은 땅에 떨어지매 자라 무성하여 결실하였으니 삼십 배, 육십 배, 백 배가 되었느니라" 숨을 죽인채 오늘은 과연 무슨 무슨 일들이 벌어질 것인가? 하고 잔뜩 기대하던 수많들 사이에서 갑자기 술렁거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한사람 한사람씩 빠져나가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요술 방망이는 안 터지고 계속 약만 파시기 때문이다. "이건 뭐야 점심도 굶고 삼십리를 뛰어 왔는데 겨우 씨뿌리는 이야기라니..... 요즘 세상에 그걸 모르는 사람들이 어디에 있어~ 아직 저 친구 기원 전에 사는 것 아냐 지금은 1세기라구 세기가 빠꾸었단 말아야! 괜시리 하루 일당만 손해 보았네" 하며 투덜대며 떠나는 사람들....



사람들이 술렁술렁 하는 순간 "들을 귀 있는 사람만 들어라"는 예수님의 또 다른 외침!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들을 귀 있는 사람"이라니 이 세상에 귀 없는 사람들도 있는 감? 돌아가던 발길 속에는 이 요나 같이 똑똑한 사람들이 몇 있었던 모양이다. 이미 하나님께서 만세 전에 그들을 찜하셨기 때문일 것이다. "엇 이건 또 무슨 소리여? 날라가는 귀신도 잡는 예수께서 겨우 씨 뿌리는 일을 가르치기 위하여 대형 스크린을 펼쳤단 말이야?? 절대 아니지 여기엔 분명 무엔가 숨겨져 있는 비밀이 있을 것이여! 어짜피 여기까지 왔으니 그 비밀이나 알고 가야지!" 결국 이렇게 하여 귀신 잡는 부대 "예수와 열두제자" 그리고 "70인 제자들"이 결성된 것이다.



그런데 나는 컴프터를 펼쳐 놓구 주일 예배에 신물이 난 사람들에게 또 골치 아푼 성경공부를 가르치려고 했으니 "에이구~! 한심한 요나야 7년이나 성경 강해를 하면서도 그걸 깨닫지 못했었다니......지금이 몇세기냐? 넌 1세기 사람들만도 못하냐? 그러구도 성경교사라고 했단 말이지? 그러니까 아직 요 모양 요 꼴이지 쯧쯧즈.~!" 할 말을 잃고 웅크린체 아침햇살에 고구마를 찌고 있던 요나 머리 위로 큰 돌맹이 하나 굴러 떨어지는데... "아이구! 예수님 용서하시구려. 이제사 깨닫게 된 것을 낸들 어떻하란 말이어여? 진작 좀 갈쳐 주시지 않고 아니 그동안 성령님은 뭘 하셨어요? 하고 옆에 계신 성령님을 물귀신 시켰더니 예수께서 하시는 말씀 "요놈 말하는 것 좀보지 아직 아담의 피가 남아 있어서 남 핑게대는 꼬락서니라니....." 화가 머리 끝까지 난 예수님 화장실 비자루를 치켜들고 눈을 부릅 뜨시는데 "야 요놈아 너 언제까지 그러구 앉아 있을꺼여! 우리(예수과 성령) 코 문들어지겠다. 어젯밤 밤새도록 처먹드라니만......"헤헤헤 나야 뭐 냄새나는 세상에 사는 촌놈인데 별 수있어요? 주님 좀 봐주셔여!" 오늘도 나는 룰룰루 룰룰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