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한음성

누가 대통령의 자식 농사를 말할 수 있는가?(2)

이요나 2002. 7. 7. 17:50

누가 대통령의 자식 농사를 말할 수 있는가?(2)




우리 속담에 자식을 이기는 부모 없다고 합니다. 저의 어머니는 패륜아였던 이 못난 아들을 이기지 못하여 죽음으로 나를 책망하셨습니다. 저는 김대중 대통령의 자서전을 보고 많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의 자서전에는 아들들과 함께 살지 못하고 늘 도피하며 어린시절 쪼들리고 쫓겨야하는 궁핍한 생활을 안겨준 자식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접지 못하는 한 아버지의 애절한 사랑이 구구절절 쓰여져 있었습니다. 그는 그의 저서에서 아들들에게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고 있습니다.

그의 아들들은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자신의 일생을 투혼한 아버지와 일시도 함께 살 수 없었습니다. 그들은 학교에서도 온전한 생활을 할 수 없었고 그들의 뒤에는 마치 간첩의 끄나풀처럼 늘 기관원이 따라 붙었습니다. 그들도 다른 아이들처럼 아버지의 손을 잡고 학교에 가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들도 아버지와 한상에서 따뜻한 아침밥을 먹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민족의 진정한 자유를 위해 몸바친 아버지의 나라사랑 때문에 어려서부터 아버지의 사랑을 빼았겨 버렸습니다.



어디 그것뿐입니까? 그들은 물질에 자유가 없었습니다. 그들은 국가로부터 쫓기는 자의 아들들이 되어 어떤 일도 할 수 없었고 그들을 도와주는 사람조차 모두 뒷조사를 받아야 하는 입장에 처해 버렸습니다. 저의 방황의 시절, 아직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기 전 나는 동양철학에 심취되어 산사에 뭍혀 있었습니다. 그때는 박정희 정권의 유신정치 시절이었습니다. 그리고 김대중씨의 납치 사건이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우리는 눈이 있어도 귀가 있어도 그러한 사건을 볼 수도 알 수 없었던 시절입니다. 아니 알아도 말할 수 없었던 시절입니다. 월드컵과 함께 전세계를 흔들어 댄 빨간색이란 처다만 보아도 잡아가는 세상이었습니다.





아버지의 생사를 모르면서 국가적 감시 대상의 세월을 살아 온 그 아들들을 한번 생각해 보십시다. 밝은 하늘을 바라보지 못하고 방안에 움추려 숨도 쉬지 못하고 살아야했던 그 아들들의 마음을 헤아려 보십시다. 그들의 마음 속에는 단 하루라도 큰 소리치며 살고푼 마음이 용솟음치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들의 가슴속에는 남들이 갖지 못한 미움과 그리움의 한이 맺혀있었을 것입니다. 그들은 자유와 평안과 풍요로움을 갈망하였을 것입니다. 그들은 보장이 없는 세월속에서 오직 목숨을 지키며 오직 세월이 바뀌기만을 기다렸을 것입니다. 그리고 수십년의 격동의 세월들이 흘렀지요...

IMF와 함께 벼랑 끝에 선 우리 국민은 그때서야 그의 아버지의 이름을 필요로 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잘살고 있을 때 그의 이름을 부른 것이 아니라 벼랑끝에서 나아갈 길을 찾지 못했을 때 오직 그만이 준비된 지도자라고 믿어 손을 내밀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하나님의 뜻이였고 그는 온국민의 염원에 따라 모름지기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그는 이렇게 우리의 지도자가 되었습니다


그는 많은 인고를 격은 대통령답게 그당시 불어 닥친 IMF의 국가적 난제를 타개하는데 투혼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우리 국민은 그를 믿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또 우리 민족의 소원인 북한과의 대화를 텄습니다. 그 결과 아무도 하지 못하였던 북한과의 대화의 물꼬를 터 놓았습니다. 이 문제는 결국 누군가가 앞장을 서야 할 문제입니다. 그리고 노벨 평화상을 수상함으로 노벨 수상자 하나 없었던 민족의 수치를 떨쳐 버렸습니다.



물론 그는 많은 실정을 하였습니다. 가신들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였고 정치의 생명인 인맥을 온전히 추스리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에게 주어진 정치적 조건도 살펴 보아야 합니다. 여당으로서 의석수를 갖지 못한 이유로 그는 자민련과 공조를 하여야 하는 정치적 곤경에 처해야했고 오랜세월 야당의 위치에서 투쟁하여야 했던 그에게는 그를 위해 충성했던 가신들의 한을 풀어주어야 하는 어려움도 있었을 것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정적들과의 대립 속에 함께 진정한 마음으로 이 나라를 이끌고 갈 동역자들을 발굴할 수 없었다는 것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내일로 이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