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한음성

왕의 찬미

이요나 2006. 5. 13. 10:26

이요나의 세미한 음성

2006.05.13

 

 

왕의 찬미
 
 내 마음에서 좋은 말이 넘쳐 왕에 대하여 지은 것을 말하리니 내 혀는 필객의 붓과 같도다”(시45:1)

 

시편기자 마스길은 왕의 위엄과 그의 아름다움과 영광을 노래하며 내 마음에서 좋은 말이 넘쳐 왕에 대하여 지은 것을 말하리니 내 혀는 필객의 붓과 같도다 하였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왕의 아름다움에 완전히 혼을 빼앗긴 시편기자 마스길을 보게 됩니다. 그는 마치 우주의 신비로움이나 기기묘묘한 천지의 아름다움에 도취되어 자기도 모르는 사이 혼이 쏟아져 내리는 것과 같은 상황에 처한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지으신 인간의 영혼과 혼과 몸의 그 신비함은 이 세상의 그 어떤 지혜로도 표현할 수 없습니다. 생체의학이 발달되어 인체의 신비가 하나 둘씩 벗겨지고 있고 DNA 분석으로 각 세포의 구조와 질서들이 하나씩 발견되고 있습니다만 인간의 지혜로 하나님의 신비를 파헤치기란 역부족입니다.

 

인간의 뇌는 우리가 태어남으로부터 보고 느끼고 또 체험하는 가운데 감지된 그 모든 것을 하나도 빼지 않고 저장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뇌에 저장된 그 모든 것들을 아무 제한 없이 다 기억할 수 있다면 우리의 의식은 폭발해 버려 공중분해 되던가 미쳐버리고 말 것입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기억에 제한을 두신 것이 감사할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오늘 시편기자는 마치 그 지혜의 한계를 초월한 것과 같은 느낌입니다. 그가 의식하고 있었던 모든 지식은 물론 미처 의식하지 못하던 신비에 속한 지식들까지 그 입술을 통하여 쏟아져 내리는듯한 느낌입니다.

 

오늘 시편기자는 그 앞에 펼쳐진 왕의 아름다움에 혼비백산하여 그의 입술은 의식이 감당 할 수 없는 은혜의 말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우리 인생이 체험하지 못한 절묘한 경관을 대하였을 때 자기 혼이 미처 깨닫지 못했던 표현을 쏟아내는 것과 같다고 하겠습니다.

 

나는 1995년도에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하였습니다. 경비행기를 타고 미국의 명승지를 도는 동안 그 산수의 아름다운 절경을 처음 대하는 나는 마치 내 영혼이 지음 받을 때 입력된 천지의 아름다움을 대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 마음 속에서 극도로 아름다운 말을 쏟아내고 있었습니다. 오늘 시편기자의 내 혀는 필객의 붓과 같도다는 말이 충분이 이해됩니다.

 

혹시 여러분들도 믿음생활 속에서 특별한 체험을 해 보셨을 것입니다만 나는 수년간 성경의 말씀을 정리하면서 부족한 내 지식과 지혜의 한계에 부디쳐 견딜 수 없는 부담감에 빠지곤 합니다. 아마 이러한 고민은 하나님의 말씀을 사모하는 모든 성경교사들의 공통된 것일 것입니다. 하긴 인간의 지혜로 하나님께서 친히 쓰신 지혜를 파헤쳐 온전히 이해한다는 것 자체가 어리석은 도전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나는 그동안 성경을 주석을 하면서 스스로 터득한 한가지 버릇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내 의식을 초월한 상태로 들어가 보고자 하는 시도입니다. 물론 성경을 주석하기 전에 나는 나름대로 성경을 충실히 읽고 내게 주신 지혜를 통틀어 내려고 온종일 말씀과 씨름을 합니다. 그러나 나는 번번히 그 말씀이 요구하는 한계를 넘지 못하고 내 혼은 지쳐 쓰러져버리곤 합니다.

 

대게 일주일 동안은 그 말씀과 씨름하며 번민에 빠지게 되는데 계획된 설교 일정 때문에 시험을 치르는 학생처럼 시간의 벽 끝에 서게 되는데 이때 나는 그동안 공부한 것까지 모두 상실한 마음으로 원고지 앞에 서게 됩니다. 이 때 나는 모든 것을 다 빼앗기고 시험장에 이끌려 나간 무능한 학생과도 같아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모든 것을 체념한 채 조용히 눈을 감고 나도 알 수 없는 지혜의 공간 속으로 내 영혼을 쏟아 붓는 것입니다. 이것은 마치 우주의 공간으로 빠져 나가는 두려움 그 자체입니다.

 

내 영혼을 쏟아 부은 그 시간은 내 의식을 초월한 공간입니다. 그리고 나는 내가 알고 있고 또 기억하고 있는 모든 것에서 분리되어 백지의 상태가 되려고 노력을 합니다. 그곳은 무지가 되지 않고서는 한 발자국도 내디딜 수 없는 신선한 곳이기 때문입니다. 그 시간만큼은 내 의지가 잠든 상태에서 내 영혼을 주관하신 분께서 내게 필요한 분량을 체워 주시기를 바라며 나는 영혼의 여행을 떠납니다. 두 세 시간을 지날지, 다섯 시간이 될지,,,아니면 날이 새야 끝날지 모르는 긴 여행이 기다리고 있을 뿐입니다.

 

 그 공간은 마치 내 어미의 태중과 같아서 잠겨진 신비의 비밀이 임한 곳입니다. 나는 이 시간에 무엇을 했는지 어디에 있었는지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내 영혼과 심신이 견딜 수 없는 만족을 얻었다는 것입니다. 나는 이보다 더 평안한 잠을 자 본 일이 없습니다. 나는 그것을 가리켜 살아 있는 잠이라 부릅니다.

 

우리의 영혼은 신비막측하여 인생이 기억하지 못한 태초의 아름다움을 저장하고 있습니다. 아마 이것은 하나님께서 아담을 창조하신 에덴동산의 아름다운 잔영들이 우리의 영혼 한 구석에 아직 저장되어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아직 나는 그 신비의 문에 들어가지 못하였지만 내 영혼이 굴레를 벗는 날 모든 선진들이 소망하던 그 공간의 문턱으로 흘러들어 갈 것이라 믿습니다. 그날에 나는 내 모든 허물을 벗어버리고 그와 함께 태초의 신비를 누리게 될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너무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에 치우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로하여 서로 우위를 다투게되고 시기와 질투에 빠지게 됩니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란 상당히 이기적이라서 나보다 나은 다른 사람의 지식을 폄람하고 스스로 독선적인 편견에 빠지게 됩니다.

 

만약 누가 자기의 지식을 겸손함으로 다스리고 오로지 그 모든 지식으로 지혜와 지식의 왕이신 그리스도의 은혜를 찬양한다면 그는 필객의 입술이 되어 극진한 왕과 귀비들의 사랑을 받게 될 것입니다. 이제 우리의 높음을 내려 놓을 차례입니다. 그리고 무지의 시간 속으로 나를 버려 영영한 은혜의 침묵 속에서 충만함을  누리십시요.

 

                                                           이요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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